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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돌아가는 세계 · 02 / 10

제1부 · 부채가 자산이 되는 순간

빚은 왜 사라지지 않는가

만기가 와도 부채가 곧 사라지지 않는 구조를 차환에서 살펴봅니다.

대출 만기가 오면 빚은 끝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개인의 대출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기업과 정부, 금융시장에서는 만기가 반드시 부채의 소멸을 뜻하지 않습니다.

기존 빚을 갚기 위해 새로운 빚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차환입니다.

중요한 것은 ‘빚이 있다’는 사실만이 아닙니다. 누가 계속 새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 어떤 금리로 가능한지, 그리고 어느 순간 시장이 더 이상 돈을 빌려주지 않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금융위기는 부채 총액이 갑자기 커져서만 생기지 않습니다. 어제까지 가능했던 차환이 오늘 갑자기 막히면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결국 질문은 ‘빚이 얼마나 많은가’에서 ‘누가 계속 시간을 살 수 있는가’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