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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돌아가는 세계 · 05 / 10

제3부 · 금융은 시간을 어떻게 거래하는가

자산이 많은데도 왜 은행은 무너지는가

장기 자산의 가치와 당장의 지급 요구 사이에 생기는 시간 차이를 살펴봅니다.

10억 원짜리 집을 가진 사람이 오늘 오후까지 현금 1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재산은 충분하지만 집을 몇 시간 안에 제값 받고 팔기는 어렵습니다.

은행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습니다.

은행은 장기간에 걸쳐 상환되는 대출과 채권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고객의 예금 인출과 다른 은행으로의 송금 요구에 대응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가치 있는 자산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도 오늘 지급할 현금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유동성 문제입니다.

지급능력과 유동성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위기에서는 서로 연결됩니다. 현금을 마련하려고 자산을 급매하면 가격이 떨어지고, 손실이 커지면서 처음에는 유동성 문제였던 것이 실제 재무건전성 문제로 변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는 결국 돈뿐 아니라 시간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 시간을 벌게 해주는 중요한 장치가 담보입니다.